나는 공대 박사학위 + 짧은 경력으로, 엔지니어 포지션에 몇 개의 회사와 면접을 보았다. 지난 인성 면접 질문 리스트에 이어서, 기술 면접에 대해서 가능한 한 설명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면접을 본 9개의 포지션에 대한 개인 적인 종합 후기이다. 당연히 테크니컬한 질문은 분야에 대해서 말하는 질문이기 때문에 질문 그 자체를 적지는 않았다. 좀 더 일반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설명해 보겠다. 개인 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였을 뿐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참고만 하길 바란다.
면접은 인성면접(Behavoral Question)과 기술면접(Technical Question)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엔지니어 포지션인 만큼 기술면접이 기본이 되고, 추가로 인성 관련 질문을 하는 식이었다. 질문자가 엔지니어일수록 기술적인 이야기를 주로 하고, Manager이상으로 올라갈수록 인성 관련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다른 팀일수록, 또는 질문자가 할 이야기가 빨리 떨어질수록 인성 관련 질문들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회사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지원자 중에서 지금 포지션의 직무를 가장 적합하게 수행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직무가 무엇인지가 확실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준비하기가 쉬웠다. 대신에 그런 것이 불분명할 경우에는 스크리닝 면접에서 기회가 주워졌을 때 포지션에 대해서 최대한 물어봤다.
| 스크리닝 인터뷰
스크리닝 인터뷰는 보통 Hiring Manager와 1:1로 진행된다. 보통 30 ~ 1시간으로 전화 또는 화상 면접으로 진행한다. 여기서 무조건 Hiring Manager를 HR 팀의 사람으로 착각하면 안된다! Hiring Manager는 그 포지션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포지션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그 팀의 Manager 일 확률이 가장 높다. 기술적으로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부분 인성보다는 기술 면접에 가까웠다. 45분 예약해 놓고 1시간 떠드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신의 Background를 기반으로 들어올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 대비하는 게 좋다. 스크리닝을 본다는 의미는 Resume를 검토했는데 통과했다는 의미이다. Resume를 파고들면서 들어올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숙지하는 게 좋다.
보통 자기소개를 시키면서 시작한다. 포지션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듯하다. Resume에 작성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깊게 그 내용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간단하게 Test 하기 위해서 준비한 문제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 수준이 높지는 않았다. 분야에 대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외에도 현재 비자가 필요한지나, 언제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는지 등등 간단한 질문들도 물어본다.
스크리닝을 통과한다는 의미는 뽑는 사람이 검토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본인이 일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후 면접은 이렇게 스크리닝을 통과한 사람들 간의 경쟁이라고 보면 된다.
| PPT 발표
보통 20 ~ 25분 발표 + 10분 질의응답으로 이어진다. 참석자는 적은 경우 4명, 많은 경우 17명까지도 있었다. 보통은 All-day 인터뷰 담당자들이 들어왔다.
지난 회사 경력은 보안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로 박사때 했던 과제를 발표하였다. 나는 지난 회사 경력이 짧아서, 박사과제를 발표해도 상관없었지만 회사 경력이 길경우는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 면접 볼 당시에 뭘 어찌할지를 몰라서 HR에 물어봤었는데, 당시 담당자가 "네가 알아서 준비하면 되는데, 어떤 사람은 박사 디펜스 했던 피피티 그대로 발표하는 사람들도 있어"라고 하여, 박사 디펜스 피피티를 정리해서 수정하여 발표하였다. 수정할 때는 Job description의 내용을 보고, 포지션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발표할 수 있도록 내용을 넣었다. 보통은 쭉 발표하고 나면, 각자 PPT를 보고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본다. 이 경우는 Test라기보다는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느낌이었다. 사실 10분 안에 여러 명이 질문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질문이 오고 가기는 어렵다.
| 기술 관련 질문 유형 (1:1 Interview)
PPT 발표 이후에 1:1로 면접을 진행한다. 30 ~ 45분. Behavior Question들과 섞어서 질문하는데 메인은 결국 기술 질문이다. 질문의 유형은 아래와 같이 나눠졌다.
1. 경력 관련 질문
- 나는 Hiring Manager와 스크리닝을 통해서 경력 관련해서 이미 이야기가 끝났지만, 모두가 그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길지 않게 경력과 관련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본다.
2. 발표했던 PPT에 대해서 질문하고 싶었던 것을 물어보는 케이스.
- 나의 영역에서 면접을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쉬운 질문 방식이다. 내가 기술적으로 많이 알고 있다는 것도 어필하기 좋다. PPT내용에서 들어올 수 있는 질문들은 모두 디펜스 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PPT 발표 때는 시간이 없어서 할 수 없었던 깊은 수준의 질문들이 들어오기도 한다. 내가 A라는 물질을 썼으면 왜 A라는 물질을 썼는지, 내가 B라는 방식을 사용했으면 왜 B라는 방식을 사용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좀 더 깊게 들어간다면, A라는 물질 보다 A라는 물질 말고 다른 선택은 없었는지, A 말고 B를 쓰면 안 되는지 같은 것들을 물어봤다. 유사하게 B라는 방식 외에 다른 방식은 없는지, B 말고 C로 하면 왜 안되는지 같은 류의 질문이다. 특히나 면접관이 내 분야에 대해 전문가라면, 어떤 건 계산해 보았는지, 수치가 어느정도 나왔는지, 실험하면서 어떤건 어떻게 해결하였는지 같은 질문들도 한다.
3. 분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확인하기 위한, Test성 질문.
- 가장 흔한 Technical 면접 질문 형태이다. 이런 기술을 알고 있냐. 이런 기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단점을 극복할 만한 아이디어가 있느냐. 이런 느낌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문제를 준비해서 면접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FAANG급의 대기업에서만 그랬다....) 이게 준비하기 어려운 이유는 어떤 문제를 낼지 모르기 때문에 이다... 질문자의 질문이 나와 맞으면 쉽게 대답하고, 좀 안 맞으면 대답하기 정말 까다로운... 개인적으로 운이 많이 작용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꼭 대답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문제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지와 얼마나 논리적으로 생각하는지도 같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자.. ㅠㅠ 이런 문제 풀이형 질문에 대해서 준비한다고 준비했었는데, 진짜 준비한 거에서 나온 적이 없다...... 그래도 준비하는 과정 중에 조금씩 도움 되는 것들은 있었다.
4. 진짜 자기가 기술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물어보는 경우....
-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이다. 실제로 본인이 고민하고 있다는 건, 다른 말로 정답도 없고 방법도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답들은 대부분 질문자도 생각해 본 거고 그게 안되니까 질문자도 고민하고 있는 거다. 내가 1번 답을 내면 "그건 이런 이런 이유 때문에 안되지 않을까? 다른 건?" 2번 답을 내면, "다른 건?" 하고 대답이 들어오면 나는 '뭐지? 뭘 원하는 거지?' 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때는 별 수 없이 그냥 아이디어를 계속 쏟아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운 좋게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면 좋은 거고, 아니어도 최소한 이 정도는 생각할 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5. Behavior Question (인성 관련 질문들).
- 보통 Behavior만 묻지 않고, 앞에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좀 이야기하다가 중반부터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질문들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Behavior question 들은 검색 해서 어느 정도 준비하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이게 나한테 어려웠던 것이.... 비미국인이 질문하는 경우는 대부분 질문이 직관적이라서 이해하기 쉽다. 미국인이 질문하는 경우에 삥~~ 돌려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서.... 포인트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ㅠㅠ 예를 들어 한국 면접관은 영어로 "너의 Weakness가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미국인은 "니가 지금까지 회사에서 일수도 있고 학교에서 일 수도 있고, 이런부분은 내가 좀 개선 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것은 뭐야?" 라고 묻는 느낌? 영어가 부족해서겠지만, 은근히 질문의 의도를 잘 못 파악하여 잘 못 된 답변을 한 경우가 많았다. 대신에 면접의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무엇보다 쉬운 질문 중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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